기발한 첨단소재를 활용하는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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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첨단소재를 활용하는 자동차

by Satoshi Nakamoto 2021. 2. 8.

기발한 첨단소재를 활용하는 자동차

3만 개 이상의 부품으로 만들어지는 자동차. 그만큼 사용되는 소재들도 가지각색이다. 그리고 그 소재의 다양성은 자동차에게 요구되는 조건들이 까다로워질수록 더욱 늘어나고 있다. 미래차를 향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하면서 이전에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새로운 소재들이 자동차에 적용되는 예도 늘어나고 있다.

 

일단 기본적으로 자동차에 많이 사용되는 소재들을 간단히 알아보자. 뭐니뭐니해도 가장 대표적으로 자동차에 사용되는 소재는 강철일 것이다. 강철은 복잡한 모양으로 쉽게 만들 수 있는 가공성과 안전을 책임지는 강도와 탄성을 갖고 있는 우수한 소재다.

 

자동차에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소재, 강철

그 다음으로는 알루미늄이다. 알루미늄은 가볍고 녹이 슬지 않는다는 점에서 강철을 대체하는 대표적인 소재로 차체 및 내부 부품들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자동차 소재는 단연 플라스틱일 것이다. 처음에는 원하는 모양으로 쉽게 성형할 수 있다는 실내 내장재에 주로 사용되었다.

 

발전된 표면 처리 효과로 이제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내장재를 눈으로만 가죽인지 나무인지 구분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 그리고 플라스틱은 커다란 힘을 받지 않는 차량 내부 부품에도 많이 사용되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뜨거운 엔진에 직접 연결되는 흡기 매니폴드처럼 좀 더 가혹한 환경에도 플라스틱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플라스틱 소재의 끝판왕은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일 것이다. ‘카본 섬유 강화 플라스틱’인 CFRP는 가벼우면서도 매우 견고하여 고성능 슈퍼카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었었지만 이제는 고급 승용차의 차체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

이전에는 사람 손으로 성형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재활용하기가 어려워 환경 친화적이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었으나 승용차 플랫폼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대량생산에 적합한 기술과 적절한 재활용 기술도 함께 발전되어 적용 범위가 비약적으로 넓어지고 있다.

 

CFRP의 적용범위를 넓히는 데에 가장 크게 공헌한 기술은 여러가지 소재를 조합하여 사용할 수 있는 BMW의 새로운 플랫폼인 CLAR처럼 알루미늄과 CFRP 등의 여러가지 소재를 매끄럽게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적재적소에 강철 – 알루미늄 – CFRP 등이 조합되는 새로운 차체 구조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CFRP로 만든 자동차(www.teijin.com)

카본 섬유를 사용하는 CFRP나 유리섬유를 사용하는 GRP(Glass fiber Reinforced Plastic)는 모두 섬유의 질긴 특성과 플라스틱 수지의 단단한 성격을 조합하여 가벼우면서도 질기고 견고한 소재를 만들어내어 복합소재의 길을 열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기는 하지만 복합소재의 가장 큰 단점은 만들기 어렵고 재활용하기 불가능하거나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새로운 접근법들이 제안되고 있다. 그 첫번째는 친환경 섬유와 수지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 한가지 예로 아마씨에서 추출한 섬유와 PLA 수지를 사용하는 섬유 복합 소재가 있다.

 

섬유 복합 소재를 만드는 데 재료로 쓰이는 PLA(왼쪽)와 아마씨(오른쪽)

식용으로도 사용되는 아마씨는 기름을 짜서 바이오디젤의 원료로 사용하는 등 이미 자동차에 친숙한 천연 소재다. 이번에는 아마씨에서 추출한 천연섬유로 카본섬유나 유리섬유 대신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플라스틱도 3D 프린터에서 친숙한 천연 수지인 PLA로 대체하였다. 따라서 사용하는 모든 소재가 천연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소재인 것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자동차에 사용되고 있지는 않으나 미래가 밝다.

 

아예 플라스틱 수지를 사용하지 않고 섬유만으로 견고한 재료를 만들려는 시도도 있다. 즉 가로 세로로 직조한 섬유층을 3차원으로 묶어주는 또다른 섬유로 강화하여 견고한 소재를 만드는 공법이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이 3차원 직조 소재의 장점은 강한 진동에도 파괴되지 않으며 소음 흡수 성능도 탁월하다는 것이다.

 

또한 수지가 사용되지 않으므로 두께가 얇고 무게도 가볍다. 즉 경량화와 공간 확보에 유리하다는 이점이 있다. 아직까지는 양산차에 사용된 적은 없지만 지난 20년 동안 차량에 사용되는 직물 소재의 양이 20kg에서 35kg으로 급증한 것을 볼 때 차량 경량화를 위하여 매우 유망한 소재가 될 수 있다.

 

앞서 살펴 본 아마씨 섬유 PLA 복합소재와 3차원 직조 섬유 등에서 보았듯이 첨단 소재들만큼이나 친환경 소재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그것은 자동차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 오염의 원천이기도 하며 다양한 산업들이 종합되어 생산되는 종합 상품이기 때문에 생산 공정에서도 환경에 큰 발자국을 남기기 때문이다.

 

나일론보다 뛰어난 신소재 폴리케톤

따라서 생산 공정에서부터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가능하다면 이미 재활용된 소재를 사용하는 것은 자동차 산업 전체의 이산화탄소 및 에너지 발자국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미 금속 및 플라스틱 부품들은 재활용하기 쉽도록 한 부품에 함께 사용하는 소재의 종류를 최소화하고 있으며 이미 많은 양이 재활용이 된 소재를 사용하여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천연 소재는 친환경이기도 하면서 건강에 이로운 소재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천연 가죽을 염색하고 가공하기 위하여 의외로 많은 중금속이나 화학약품이 사용되곤 한다. 그래서 올리브 잎 자연에서 추출한 천연 염료로 염색한 가죽을 사용하는 등의 예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목재로서는 큰 가치가 없어서 버려지는 나무의 섬유를 이용하여 실내 장식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탄소배출을 줄여주고 연비효율성을 높여 에너지를 절감해주는 경량화 복합소재 공정.

나무의 섬유를 이용한다는 개념을 더 발전시킨 것이 무엇일까? 바로 ‘종이’다. 지금도 대중적인 모델의 도어 트림 등이나 천정 내장재에는 보조 재료로 두툼하게 성형된 종이를 이용하기도 한다. 종이는 소음과 습기를 잘 흡수하여 실내의 거주성을 향상시키는 장점과 함께 재활용된 저렴한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습기에 약하고 구조적으로 견고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 새롭게 자동차 내장재에 종이를 사용하는 방법은 정확하게는 종이의 원료인 펄프를 만드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수지를 얻고 펄프에서 추출한 섬유를 사용하여 제작하는 새로운 복합소재다. 즉, 펄프 제조 공정에서 얻어지는 부산물인 ‘흑액’에서 리그닌계 고분자 수지를 얻고 펄프에서 나노 셀룰로우즈 섬유를 추출하여 섬유와 수지를 복합소재의 형태로 성형하여 일단 도어트림부터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기술은 현재 국내 기업에서 상당한 수준까지 발전시킨 단계에 이르렀다.

 

민들레가 자동차에 사용된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과연 어디에 사용할까? 실내를 위한 방향제일까? 아니다. 타이어의 원료로 사용한다. 그것도 주 원료인 고무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자동차 타이어에 사용하는 합성 고무도 열대지방에서만 자라는 천연 고무나무 – 정확한 학술명은 헤베아 브라질리엔시스 – 에서 추출한 고무액을 주 원료로 사용한다.

 

민들레에서 추출한 원료를 이용한 타이어

그러나 고무나무에만 의존해야 하므로 환경 파괴 및 공정 무역 등 문제가 작지 않았다. 그래서 온대지방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원료를 자연에서 찾았고 그 결과가 러시아 민들레였다. 독일 콘티넨털은 러시아 민들레에서 추출한 원료를 이용한 ‘타락사 고무’로 만든 타이어의 시제품을 이미 2014년 이후 선보였다. 고무라는 유일한 물질에 의존하지 않는 타이어 생태계는 훨씬 안정적일 것이다.

 

친환경 소재는 아니지만 친환경 공정을 위하여 탄생한 소재도 재미있다. 바로 ‘페인트 프리 메탈릭 복합소재’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페인트를 칠할 필요가 없는 금속처럼 보이는 플라스틱이 되겠다. 지금까지 반짝이는 금속처럼 보이는 플라스틱 부품들은 환경에 해로운 재료를 사용해서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표면을 칠한 것이었다.

 

금속의 질감과 색상을 구현할 수 있는 페인트 프리 메탈릭 복합소재

그런데도 진짜 금속 부품에 비하여 광택도 떨어지고 쉽게 흠집이 나서 새것같은 품질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에 국내 업체들에 의하여 개발된 미세 알루미늄 입자가 코팅된 페인트 프리 메탈릭 복합소재는 별도의 도장 공정이 필요 없으며 표면의 품질도 훨씬 좋다. 따라서 불필요한 페인팅과 부품 교체를 최소화할 수 있으니 친환경이고 경제적이다.

 

기술의 궁극은 소재에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소재가 우리 주변의 평범한 것들에서 찾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자동차들이 더 친근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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